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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유의날 은탑훈장]㈜슈페리어 김성열 부회장

‘Made in Korea’ 토종 골프웨어 슈페리어 52년 뚝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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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N뉴스
기사입력 2019-11-11

[제33회 섬유의 날] 은탑훈장 수훈

변함없는 창립 이념 “깨끗한 마음” “깨끗한 제품” “깨끗한 환경”

 

 10월 30일 슈페리어 본사 부회장실에서 진행된 김성열 대표이사 부회장과의  인터뷰 © TIN뉴스

 

슈페리어는 ‘메이드 인 코리아’, ‘국내 1호 골프웨어’라는 수식어를 안고 흐트러짐 없이 52년을 버티어왔다.

 

삼성역 1번 출구 인근에 위치한 슈페리어 사옥.

엘리베이터를 타면 맨 위층에 자리한 부회장실은 여느 중소기업 사장실보다 검소했다. 부회장실 한 켠에 세워진 이젤에는 김 부회장이 직접 그린 유화들이 놓여있다. 

 

2011년에는 첫 시집을 낼 만큼 그림과 문학에도 남다른 재능을 갖고 있다. 김 부회장은 70세 되는 해에 한 차례 시집을 낼 예정이라고 귀띔해 주었다.

 

섬유의 날 은탑 수상 수감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김 부회장은 “내 인생에 무슨 훈장을 받을 수 있겠나 싶었다”면서도 “무슨 상이든 주시는 데로 감사히 받겠다”고 간결한 답변을 내놓았다.

 

그럼에도 은탑 수상은 다소 아쉬움도 있다.

2011년 ‘제25회 섬유의 날’ 형님이자 창업자인 김귀열 회장이 은탑 훈장을 수훈했고, 이어 동생인 김성열 부회장도 은탑 훈장을 수훈하게 됐다. 공교롭게도 2011년 금탑훈장의 주인공은 효성의 이상훈 부회장이었고, 이번에도 효성 김규영 사장이 금탑훈장의 주인공이다. 

 

김 부회장은 “기업 규모나 모든 면에서 효성과는 비교할 수 없다. 금탑이든 은탑이든 감사하게 받겠다”고 말했다.

 

국내 토종 골프웨어 슈페리어 탄생

 

슈페리어는 창립 이래 52년간 국산 원단만을 고집하고 있다. 물론 세월이 흐르고 수입 브랜드들도 취급하고 있지만 토종 브랜드인 슈페리어만큼은 ‘Made in Korea’ 원단만을 사용한다는 것이 회사의 방침이자 경영진의 철학이다.

 

김 부회장은 “현재 패션기업들이 ‘메이드 인 코리아’를 지키기 쉽지 않다. 뷰띠크 업체들을 제외하곤 상업적으로 지키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면서 “예를 들어 베트남과 중국에서 바지 한 벌 제작비용이 4,700~5,600원인데 반해 국내 직영공장에서는 1만3,000원을 줘야 한다. 여기에 최근 인터넷 판매 시에는 3장에 10만원이다. 많은 패션기업들이 마진을 남기기 위해서는 불가피하게 저가의 수입산 원단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우리 역시 어렵기는 마찬가지다”라고 토로했다. 

 

김 부회장은 슈페리어의 대표이사 부회장직을 맡고 있다. 

현재 7남매(6남 1녀) 중 창업자이자 셋째형인 김귀열 회장과 여섯째(막내)인 김성열 부회장 그리고 김귀열 회장의 장남인 ㈜슈페리어홀딩스 김대환 대표가 슈페리어 전사의 경영을 맡고 있다. 나머지 형제 중 여든 살을 넘은 형님들은 현직을 떠난 지 오래다.

 

슈페리어는 김귀열 회장이 1967년 5월 15일 서울 을지로 중부시장 근처에 사업자금 35만원으로 30평짜리 공장을 얻어 니트 의류 OEM업체인 ‘동원섬유’ 설립으로 시작됐다.

이후 ㈜보라매로 사명을 변경했고, 1979년 국내 최초 골프웨어 의류를 선보이면서 지금의 슈페리어로 사명을 변경했다.

당시 18살이었던 김성열 부회장도 형들을 따라 상경해 함께 회사 설립에 참여했다. 

 

하지만 어린 나이에 공장에서 일하는 모습을 가여워했던 김귀열 회장은 다시 공부를 시작해볼 것을 권유했고, 이듬해 고등학교 검정고시를 준비해 다음해 20살에 합격, 그 여세를 몰아 대학입시에 지원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대학 낙방과 함께 찾아온 입대 영장, 3년의 군 복무를 마치고 회사에 복귀한 김 부회장은 당시 야간대학이 있던 대한 장로회 신학대학교 신학과에 진학하며 낮에는 회사에서 밤에는 대학으로 일과 학업을 병행했다.

 

그리고 25살 무렵 당시 남대문시장 내 상무 겸 공장장을 맡게 됐다.

난로에 구공탄을 피우며 고된 시절을 보냈다. 당시 3개 공장을 형제들이 맡아 관리하게 됐고, 김 부회장도 남대문시장 공장을 맡았다. 

 

당시 대기업이었던 제일모직의 OEM을 맡았고, 니트 의류가 잘 팔리면서 제일모직도 급성장하던 찰라, “계속 하청만 해서는 안 되겠다”는 마음에 제일모직과 결별하고 슈페리어의 첫 브랜드인 ‘보라매’라는 이름으로 니트 셔츠를 출시해 시장에 내놓자 날개 돋치듯 팔려나갔다. 그 성공 신화를 써내려갔다. 

김 부회장은 “우리는 큰 기복 없이 꾸준히 성장해왔고 최우선적으로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고 강조했다.

 

뒤이어 내놓은 여자 속치마에 니트 안감을 덧댄 제품을 내놓자 또 한 번 빅 히트를 쳤다. 이후 내놓은 제품들도 히트를 쳤다. 그 여세를 몰아 1979년 국내에서 골프가 태동할 무렵, 국내의 첫 골프웨어 브랜드인 ‘슈페리어’(SUPERIOR)가 탄생한다. 남보다 먼저 시장을 치고 나가자는 생각에 던진 승부수였다.

 

당시 신세계백화점이 생기고 입점한 첫 브랜드가 ‘슈페리어’다. 신세계백화점 3층 입구 매장에 입점해 ‘정상가격 92% 판매율’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세우며 슈페리어의 전성기가 시작됐다.

 

한편 슈페리어와 프로골퍼 최경주 선수는 소위 ‘아름다운 동행’으로 회자되고 있다.

김귀열 회장은 1996년 무명의 최경주 선수를 그의 가능성만을 보고 후원했고, 대선수로 성장한 이후에도 지원과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슈페리어는 프로골퍼 최경주 선수와 손잡고 2010년 골프 스포츠웨어‘ 케이제이 최 골프&스포츠’를 런칭했다.

 

▲ (상단 왼쪽부터 시계방향) SFG 67, IMPERIAL, MLB EYEWEAR, BLACK MARTINE SITBON, VENDOME, FRANCO FERRARO  © TIN뉴스

 

경영권 차세대 넘겨 젊은 기업 이미지로 쇄신

 

김 부회장은 “우리는 제품 하나에 하자가 있으면 바로 수선해서 판다. ‘깨끗한 마음’, ‘깨끗한 제품’, ‘깨끗한 환경’이라는 설립 초기 우리의 표어를 여전히 지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2000년대 접어들면서 슈페리어도 변화에 직면한다.

비록 큰 적자 없이 꾸준히 매출을 이어가고 있지만 수입산 브랜드와 경쟁 그리고 소위 ‘옛날 이미지’ 탓에 젊은 소비자들의 외면으로 과거 전성기와 비교해 매출 규모가 줄기 시작한 것. 옛날 이미지를 탈피할 만한 새로운 변화가 필요했고, 김귀열 회장의 장남인 김대환 ㈜슈페리어홀딩스 대표가 그 선봉에 있다.

 

슈페리어의 젊은 기업 이미지로 끌어올린 일등공신이도 하다.

조카인 김대환 대표에 대해 김 부회장은 “우리가 많은 걸 가르쳐주지 않았지만 나름 선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부터 새롭게 시작한 아이웨어(선글라스 등) 사업과 2012년 런칭해 여전히 효자 노릇을 하고 있는 ‘론니슈즈’, 그리고 영 패션잡화 브랜드 ‘마틴싯봉’까지 슈페리어의 새로운 역사에 일조하고 있다.

 

그럼에도 김 부회장은 2세들이 아버지 세대의 창업정신을 전승하지 못 하는 것에 안타까움이 앞선다. 김 부회장은 “섬유패션산업이 어려워지면서 젊은 세대들이 아버지 세대의 창업정신을 이어받으려 하지 않는 것이 걱정스럽다. 침체된 섬유패션산업을 2세들이 일으켜 주어야 하는데 말이다”라고 아쉬움을 피력했다.

 

한편 ‘가지 많은 나무 바람 잘 날이 없다’는 말이 무색하리 만큼 슈페리어의 7남매의 우애는 돈독하다. 지난 52년간 그 흔한 재산 분쟁이나 경영 분쟁 한 번 없이 순탄하게 회사를 이끌어온 힘이기도 하다.

 

“형제는 평등하게 살아야 한다. 내가 많이 공헌했더라도 형제들에게 모두에게 균등하게 분배한다”는 형제간의 암묵적인 원칙을 그대로 실행했다. 김 회장은 땅이나 건물을 매입해 당시 공시가격으로 똑같이 분배해 형제들과 나누었다.

 

김 부회장은 “형님(김귀열 회장)은 큰 욕심 부리지 않고 건물과 토지를 형제들에게 똑같이 분배했고, 그 덕에 현재까지 별다른 재산 관련한 다툼 없이 52년간 안정적으로 운영되어온 원동력의 하나다”라고 말했다.

 

약력

김성열 ㈜슈페리어 대표이사 부회장

1950년 경기도 평택 출생

대한 장로회 신학대학교 신학과 졸업

고려대학교 최고 경영자 과정 수료

2002년 대한민국 디자인 경영대상 수상

2009년 제36회 상공의 날 국무총리상 수상

 

김성준 기자 tinnews@t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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